《가시고기》 완독

독서 메모
P.65 그대가 헛되이 보낸 오늘은 어제 죽어간 이가 그토록 살고 싶어 하던 내일 P.66 문을 열고 불쑥 나서듯 그렇게 죽음의 순간이 온다. 아이가 말한 적이 있었다. 그만 죽었으면 좋겠다고. 아직 희망이 먼 바다의 등댓불처럼 남아 있던 때였다. 그는 믿었다. 등댓불을 길라잡이로 폭풍의 바다를 헤쳐 무사히 뭍에 빠르게 내릴 수 있으리라. 이제는 온통 암흑과 절망의 바다뿐이었다. 빠르게 가라앉은 난파선에 올라탄 줄도 모른 채, 뒤늦게 아이는 살고자 애쓰고 있었다. 그게 억울했다. 그게 억울하고 분해서, 그는 꺼억꺼억 울음을 토해냈다. 아이에게 허락된 시간까지, 그는 어쨌든 살아갈 것이었다. 희망으로 먼 훗날을 기대할 수 없다묜, 좋다, 오늘을 누릴 수 있는 기쁨의 전부인 양 여기리라. 그리고 어느 날 지상의 마지막을 아이와 함깨 하면 된다. 그 순간이 고요하게 다가왔으면 좋겠다. 마치 인적이 끊긴 산중에 내리는 함박눈처럼 은밀하길 바란다. "사랑하니?" 당연하죠. 세상에서 제일 넓은 바다가 태평양이고, 재일 높은 산이 에베레스트인 것처럼 사랑합니다. 손톱을 깎아줄 때마다 도리 없이 생각했어. 손톱이 자라난 만큼 아이애게 허락된 날둘이 줄어들었구나. 이렇게 선톱은 자꾸자꾸 자라나는데 넌 자꾸자꾸 죽어가고 있구나. 아빠 빨리와. 사흘은 너무 길어. 날 그렇게 오랫동안 내버려 두면 안돼. 백혈병을 이기겠다는 결심이 날아갈지도 몰라. 알잖아, 아빠가 없으면 난 겁쟁이가 되는 거. 아이가 더듬거리는 말로 일깨워 주고 있었다. 아이에게 사랑받거 있었다. 그 사랑이 크고 강렬해 제대로 돠새기지 못했을 뿐이었다.
이 책이 궁금하다면
댓글 0
- 첫 댓글을 남겨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