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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와 함께한 하루》 완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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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 메모

병이란 이런거다. 우리의 정상적인 관계를 망가뜨리고, 이로인해 서로를 낯선 존재로 만들어 버린다. 우리가 누구이고 또 무엇인지에 대한 정체성의 당위를 파괴시킨다. 서로의 친밀감은 훼손된다. 이렇게 둘은 나락의 양 끝자락에서 서로를 바라보게 된다. 그들의 대화에는 항상 틈이 생기곤 했었다. 오해와 낯섦이 만들어 낸 깊은 골. 그 근원이 무엇인지 기억나지도 않고, 알 수도 없는 그저 반복되는 생각들. 그리고 수년에 걸쳐 커져갔던, 그래서 이젠 화석처럼 굳어버린 서로에 대한 불신이 그 깊은 골을 만든 것이다. 그렇게 세월은 흘러가고, 강렬함은 무뎌져 가고, 긴밀함은 느슨해지며, 행복은 침식되어 만족으로 변해간다. 그렇게 되는 거다. 하지만 40대 중반에 그들은 갑자기 서로를 더 이상 사랑하지 않게 되었다. 그가 기억하는 건 그렇다. 그들의 사랑은 하룻밤 사이 갑자기 멈추었다. 그들 사이에는 일종의 공허함이 생겨났다. 텅 빈 황야같은. 그런데 왜 그런걸까? 왜 그들은 서로를 더 이상 사랑하지않게 된 걸까? 그는 알지 못한다. 그는 그 이유를 궁금해 하지 않았고, 아마 그녀도 마찬가지일 거다. 그들이 서로를 사랑하지 않는다는 걸 알게 된 후에는 무엇이 잘못되었는지 궁금해 할 필요도, 그것에 대해 이야기할 필요도 없었다. 그 후에도 그들은 꽤 오랫동안 함께 살았다. (중간생략) 그렇게 되면 결혼은 무너지게 된다ㅡ사랑에 빠진 감정은 사랑으로 피어나고, 애정이 되고, 우정이 되고, 당연함이 되고, 게으름이 되고, 짜증이 되며, 혐오가 되고, 분노가 되고, 무관심이 되고, 무의미함이 되고, 이혼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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