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평/습작
최적해 [2화]. (SF 소설 습작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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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부 정지 2화
추모공원의 개장 시각은 오전 아홉 시였다. 도윤은 아홉 시 사 분에 도착했다. 십이 년째 같은 시각이었다.
봉안당 3관, 4열, 위에서 두 번째 칸. 유리 안쪽에는 사진 한 장과 손목시계 하나가 놓여 있었다. 시계는 십이 년 전에 멈춘 채였다. 배터리를 갈면 다시 갈 시계였지만, 아무도 갈지 않았다.
사진 속의 형은 웃고 있었다. 회사 야유회에서 누가 찍어 준 것이라고 했다. 형은 그해 서른둘이었고, 지금도 서른둘이었다. 도윤은 지난겨울 마흔이 되었다. 어느 해부턴가 사진 속의 형이 동생처럼 보이기 시작했다. 그게 몇 년째인지 도윤은 세지 않았다.
형에 대해 말해질 수 있는 것은 많지 않았다. 다정한 사람이었다. 성실한 사람이었다. 마지막 주까지 출근했고, 마지막 날 아침에도 어머니에게 반찬 잘 먹고 있다는 문자를 보냈다. 징후라고 부를 만한 것은 사후에 아무리 뒤져도 나오지 않았다. 유서도 없었다. 십이 년 전에도 없었고, 그 뒤로 어디에서도 발견되지 않았다.
그래서 남은 것은 질문 하나였다. 도윤은 그 질문을 소리 내어 말해 본 적이 없었다. 말하는 순간, 대답이 없다는 사실만 확정되기 때문이었다.
도윤은 유리를 손수건으로 한 번 닦고, 아홉 시 십칠 분에 봉안당을 나왔다. 체류 십삼 분. 작년과 같았고, 재작년과도 같았다.
복귀 신고를 마치고 자리에 앉기도 전에, 팀장이 서류철 하나를 책상 위로 밀어 놓았다.
"세운 쪽에서 넘어온 거야. 기계 파손 사건이야. 금방 끝나."
기물 사건이 왜 강력계로 오느냐고 도윤은 묻지 않았다. 서류 첫 장에 답이 있었다. 낙하 지점이 보행로였다. 새벽 네 시가 아니었다면 사람이 지나가고 있었을 자리였다. 인명 피해 가능성에 대한 형식적 검토 — 그 한 줄을 위해 배정된 사건이었다.
"제조사가 감식이고 뭐고 다 자기들이 하겠다더라. 우리는 서류만 맞추면 돼. 복귀 첫 주에 몸 푸는 셈 쳐."
팀장은 그렇게 말하고 자리로 돌아갔다. 도윤은 서류철을 열었다. 사고 개요 한 장, 제조사 협조 공문 한 장, 감식 일정 통지 한 장. 그리고 관제 영상에서 출력한 캡처 사진 여덟 장.
여덟 장 중 일곱 장은 걷고 있는 사진이었다.
한 장은 아니었다.
영상 원본은 오후에 열람 승인이 났다. 도윤은 배속을 걸지 않고 처음부터 재생했다.
네 시 십일 분. 그것은 펜스가 끝나는 지점에서 멈췄다.
네 시 십이 분. 화면 안에서 움직이는 것은 빗줄기뿐이었다.
네 시 십삼 분. 같았다.
도윤은 타임라인의 커서가 십사 분에 닿기 전에 정지 버튼을 눌렀다. 두 번째 재생에서도 같은 지점에서 눌렀다. 세 번째는 재생하지 않았다.
대신 그 한 장의 캡처 사진을 오래 들여다보았다. 항공장애등의 붉은 불빛 아래, 등을 보인 채 서 있는 실루엣. 낙하 삼 분 전. 아무것도 하지 않고, 아무 데도 가지 않고, 다만 서 있는 등.
도윤은 그 등을 본 적이 없었다. 볼 수 없었다. 십이 년 전 그 자리에 그는 없었으니까.
다만 십이 년 동안, 잠들기 전이면 가끔, 보지 못한 장면 하나를 머릿속으로 그려 보곤 했다. 그리는 것을 그만두는 데에 매번 실패했다.
그 장면 속의 등과 사진 속의 등은, 닮아 있었다.
도윤은 사진을 서류철에 도로 끼웠다. 끼우고, 다시 꺼냈다.
금방 끝날 사건이었다. 그래야 했다.
— 3화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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