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이야기
달과 6펜스 스트릭랜드의 재능은 축복인가 저주인가
·6일 전
처음에는 찰스 스트릭랜드를 천재 예술가의 전형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중년의 가장이 모든 것을 버리고 그림을 그리러 떠난다. 굉장히 낭만적인 이야기처럼 보였죠.
그런데 다시 읽으니 이 소설은 전혀 낭만적이지 않았습니다.
스트릭랜드는 꿈을 좇은 사람이 아니라, 욕망에 사로잡힌 사람에 가깝습니다.
그는 가족도, 친구도, 자신을 사랑하는 사람도 전혀 배려하지 않습니다. 심지어 타인의 인생을 망가뜨리면서도 죄책감을 느끼지 않죠.
젊을 때는 그런 태도에서 자유를 봤습니다.
하지만 다시 보니 그것은 자유라기보다 집착에 가까웠습니다.
우리는 흔히 꿈을 위해 모든 것을 버린 사람을 존경합니다. 그런데 달과 6펜스는 조용히 묻습니다. 정말 위대한 예술은 좋은 인간성을 포기할 만큼 가치가 있는가.
제가 느끼기에 이 책은 끝까지 답해주지 않습니다. 다만 달을 바라보다가 발치의 6펜스를 놓쳐 버린 사람이 얼마나 외롭고 잔인해질 수 있는지를 보여줄 뿐입니다.
그래서 이 작품은 성공담도, 예술가 찬가도 아닌 것 같습니다. 어쩌면 재능이라는 이름의 저주에 대한 이야기인지도 모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