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이야기
어릴 때 읽은 호밀밭의 파수꾼은 완전 짜증나는 책이었는데,
·10. 24.
홀든 콜필드는 계속 불평하고, 사람들을 위선적이라고 욕하고, 학교도 때려칩니다. 그 시절의 저는 그가 세상에 지나치게 삐딱한 사람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나중에 읽으니 이야기가 조금 다르게 보였습니다.
홀든은 세상이 싫은 사람이 아니라, 상실을 견디지 못하는 사람이었습니다.
이미 동생 앨리를 잃었고, 자신이 사랑했던 순수한 것들이 사라지는 걸 두려워합니다. 그래서 어린아이들이 호밀밭 절벽으로 떨어지지 않게 지켜주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말하죠.
예전에는 그 장면이 아름다운 비유라고만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다시 읽으니 그건 홀든의 소망이라기보다 불가능한 기도에 가깝습니다.
누구도 다른 사람의 성장과 상실을 막아줄 수 없습니다.
어른이 된다는 건 결국 무언가를 잃는 과정이니까요.
그래서 피비가 회전목마를 타는 장면이 유난히 슬프게 다가왔습니다. 홀든은 그제서야 깨달은 것 같습니다. 아이가 넘어질 수도 있다는 사실을 받아들여야 한다는 것을요.
이 소설은 반항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라, 상실을 받아들이는 법을 배우는 이야기였던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