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습작
궤적1
·10. 20.
시들어 버린 꽃은 다시 자랄 수있을까?
나는 오랫동안 제자리에 서서 꽃을 바라보았다.
남들이 생각하는 '쓸데 없는 짓'을 하는 것에 대한 일종의 쾌감이 일었다.
빨갛고 매끈했던 꽃은 결국 검은 물결이 요동치며 주름지고 탁해지기 마련이다.
나는 지난 겨울, 네가 했던 말을 떠올린다.
'시든 꽃은 고개를 내릴 뿐 그 흔적은 사라지지않아. 결국 오랜 시간이 지난 뒤엔 다시 네 눈 앞에 피어나게 될거야.’
다음 해 봄 너는 더이상 내 앞에 나타나지 않았다.
꽃은 시들어버렸고, 시든 꽃잎은 결국 떨어졌다.
나는 떨어진 꽃을 본 척도 하지 않았다. 그것이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의 회피였다.
시든 꽃이 지면 새로운 꽃잎이 자라난다. 오랜 인연을 끊어내고 새로운 인연을 맺는다.
너는 너의 세계에서, 나는 나의 세계에서 각자의 시간이 흘러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