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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이 사랑이기 이전에》 완독

·9. 23.·조회 4·댓글 0·좋아요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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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 메모

10p. 왜 만났던 우리는, 한 번은 헤어져야 하나요, 17p. 마치 그가, 혹은 그녀가 환상을 실현해줄 수 있다는 믿음으로 시작한 마음은 결국 안개처럼 부유하고, 우리는 추락이 두려워 이 자리를 벗어나야 했다. 19p. 우리는 서로 보다는 사랑에 빠진 그 순간의 느낌들을 사랑했는지도 모른다. 22p. 상실에 대한 불안감은 나를 더 베일을 만드는 일에 열중하게 했다. 24p. 마음과 마음이 만나 사랑이 될 줄 알았는데, 상처와 상처가 만나 또 다른 상처가 되어간다. 우리는 결코 우리의 마음을 들키지 않기 위해 숱한 밤을 떠들고, 밤새 열병을 앓을 것이다. 25p. 인간은 유일하게 거짓말을 하는 존재이다. 인간의 가장 큰 고통은 마음을 숨긴다는 것에 있다. 29p. 그 순간 사랑은 돌연 애착과 집착의 감정으로 변이한다. 이상하게도 기다림에는 돌연 위계가 발생한다. … 기다린다는 것 만으로 한 사람은 무너져 내리기에 충분했다. 33p. 우리는 오랫동안 무언가를 찾아 방황하는 이방인 같았다. 36p. 실은 우리에게 많은 것이 필요하지 않았을지도 몰라. 큰 세상이 필요한 것도, 방황도 자유도, 여행도, 더 많은 소유가 필요했던 것도 아니었다. 눈, 빛, 우리에겐 언제나 따뜻한 눈빛이 필요했다. 그것은 어쩌면 세상에서 가장 가깝고도 먼, 세상에서 가장 간단하면서도 어려운 일일지도 모른다 생각했다. 39p. 때로는 마음을 들킬까 봐 두려워서 우리는 거짓말을 들키기 위한 거짓말을 한다. 아무도 모르게 그러나 알아주길 바라는 이중언어를 쓰기 시작한다. … 아무렇지 않게 미소를 지으며 동시에 이해를 바랐다. 우리는 불안을 들키지 않는 방식으로 불안을 들키고자 했다. 41p. 칼날을 세운 자는 더 많이 사랑했던 자들이다. 우리가 무기를, 그리고 방패를 치켜드는 것은 타인보다도 사랑하는 것이 더 많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런 방식의 사랑은 영원히 사랑이 되지 못할 것이다. 사랑이라는 이름을 차용한 불안에 지나지 않으니까. 사랑이란 어쩌면 방어기제와 방어기제와의 만남일지도 모른다. 때로는 마음을 다했고 때로는 진심을 다했으나 진심이라는 것은 불안을 숨기는 속임수와 같아서 늘 변명으로 발현하고 기만으로 나타나고, 합리화로 변모하는 것. 그리고 모든 불안을 타인에게 전이하고 마는 것이다. 결핍이 만나 결핍을 확인하며, 점차 실망하고 있는 서로를 바라보며 종국엔 최후의 수단으로 상처라는 무기를 상대에게 꺼내 들고 마는 것이다. 44p. 사랑은 때때로 거짓 마음과 거짓 마음의 연속이었다. 48p. 대화란 테이블 위에 놓인 컵들과 같다. 단어와 단어 그쪽과 이쪽에 나란히 세워져 있는 각자의 물컵에, 저마다 다 다른 온도와 색감의 물이 채워져 있다. 이제 우리가 사랑하기 위해서 물의 온도를 알아봐야 하고 물의 색깔을 알아봐야 한다. 서로의 온도와 색깔을 맞춰 보려면 우리는 흘러들어야 한다. 서로의 컵을 깨봐야 하고 그리하여 당신과 내가 하나의 물처럼 섞여 보아야 한다. 우리 하나가 되자는 말은, 기어코 하나와 하나가 부서지거나 해체되어야 가능할지도 모른다. 55p. 사라지지 않는 나와 사라질 당신의 날짜 사이에서 71p. 우리는 한 치 앞의 미래도 예측 못 하면서 서로 너무 많은 기약을 한 건 아닐까. 나는 나도 잘 모르면서 당신을 안다고 단언한 건 아닐까. 73p. 사랑은 무엇일까. 그러니까 사랑은 어디서부터 어디까지를 사랑이라고 말하는 것일까. 83p. 시간이 지나 돌이켜 보면 우리가 밤새 나눴던 대화, 약속들, 믿음들, 그것은 늘 허공 위에 떠다니는 구름 같았다. 92p. 사랑해. 이 말 한마디를 하기 위해서 우리는 일평생 누군가를 찾아 헤맸고, 이 말 한마디를 듣기 위해서 우리는 긴긴 어둠 속에서 오래 울어야 했다고, 너무 많은 세계가 필요했고 너무 많은 상처를 동원해야 했다고. 124p. 사랑이라는 불가능이 가능하려면 우리는 하나의 전제를 놓아야 한다. 완벽한 사랑은 없다. 142p. 신기하지, 우리는 자신의 얼굴을 한 번도 본 적이 없는데 우리는 자신이 잠이 드는 장면을 한 번도 본 적 없는데 오로지 타인만이 바라봐 줄 수 있는 이 꿈의 굴곡을 누군가 밤새 탐험한다는 것, 잠든 얼굴을 바라보는 긴긴 밤을 통째로 사랑이라 부르고 싶어서, 등뒤로 애인을 꼭 껴안고서 그의 심장 소리를 들을 때, 태엽시계가 영원을 알릴 때, 고요한 호흡이 흐트러지지 않게 숨을 꼭 참아본 사람은 안다. 사랑이 무엇인지. 143p. 사랑은 상대방의 심장소리를 들으면서 내 심장을 앓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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