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게시판에 책린이를 위한 책 추천 해달라는 글들이 많이 올라오는데, 나름 독서를 꾸준히 읽어온 책 쳐돌이로써 극히 주관적인 책 입문 추천글을 작성해봤습니다. 스크롤 압박 있으니 조심하세여
시작하기 전에, 책린이들이 꼭 알아야 할 3가지.
첫째, 완독 강박부터 버리세요.
진짜 이게 제일 중요합니다. 책읽다가 90% 여기서 다 무너져요. “책 읽기로 했으니, 시작한 책은 끝까지 한 번 읽어봐야지”하다가 재미 없는 책 붙잡고 2주 버티고, 그러다 독서 자체가 싫어집니다. 재미 없으면 그냥 덮으세요. 책이 잘못한 겁니다 여러분 잘못 아님
둘째, 하루 10분이면 충분
“주말에 각잡고 3시간 읽어야지” 실패합니다. 자기 전 10분, 출퇴근 지하철 10분이 훨씬 오래갑니다. 또한, 잠깐 책을 읽고, 다른 일을 할 때 그 잠깐 읽은 책 내용이 머릿속에서 더 다양한 인사이트를 불러옵니다. 습관이 먼저입니다. 매일 10분이라도 책 읽는 것을 목표로 해보세요.
셋째, 베스트셀러가 아닌 스테디셀러부터 시작하세요.
베스트 셀러는 좋은 책 순위가 아니라, 지금 잘 팔리는 책 순위입니다. 마케팅빨, SNS노출빨, 유행빨이 다 섞여 있어요. 물론 그 중에 좋은 책도 있을 수 있죠. 하지만 우리는 아직 그걸 가릴 눈이 없잖아요? 그러니까 확률게임을 하지 말고 이미 검증 끝난 책을 읽는게 좋습니다. 반짝하고 사라지는 베스트셀러가 아닌, 꾸준하게 사람들이 읽는 책에는 이유가 다 있습니다.
여기서 스테디셀러란, 10년, 30년, 100년 동안 광고 없이 입소문 만으로 살아남은 책입니다. 유행 다 지나고, 마케팅 전혀 하지 않아도 사람들이 계속 찾는 책. 시간이라는 가장 혹독한 심사위원을 통과한 책들이에요. 책린이들은 ‘고전’이라고 하면 어려울 것 같고, 거부감부터 들텐데, ‘고전’이면서 재미까지 잡은 책들이 세상엔 진짜 엄청나게 많습니다.
자 그럼 어떠한 책부터 읽으면 좋으냐. (아래는 저의 지극히 주관적인 생각으로 적은 겁니다. 더 좋은 책이 물론 수두룩 뺵뺵하고 아래 정리한 책들도 각자 개인 취향차가 많이 있을겁니다. 예시로만 봐주세요)
1. 소설 – 독서 입문의 왕도
책이랑 안 친한 분이면 일단은 무조건 소설부터 권합니다. 그리고 얇고 재밌는 고전 소설이 생각보다 많습니다. 물론 아래는 예시일뿐, 사람들마다 각 책에 대한 판단 기준은 매우 상이할 수 있으니 참고만 해주세요.
1) 입문(짧고 쉬운데 이미 수십 년 검증된 것들)
- 동물농장 (조지 오웰),
- 노인과 바다(헤밍웨이),
-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이문열),
- 1984(조지 오웰),
- 이방인(알베르 카뮈),
- 브람스를 좋아하세요…(프랑수아즈 사강)
- 인간 실격 (다자이 오사무)
- 사양 (다자이 오사무)
- 노르웨이의 숲(무라카미 하루키)
- 호밀밭의 파수꾼(샐린저)
- 스토너 (존 윌리엄스)
- 체호프 단편선 (체호프)
- 변신 (프란츠 카프카)
- 앵무새 죽이기 (하퍼 리)
2) 중급 이상(입문책을 읽으면서 어느정도 재미를 붙였을 때, 조금 더 독서를 진짜 취미로 삼아보고 싶을 때)
- 데미안(헤르만 헤세)
- 알레프(루이스 보르헤스)
- 로리타(블라디미르 나보코프)
-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밀란 쿤데라)
-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마르셀 프루스트)
- 마음(나쓰메 소세키)
- 멋진 신세계(올더스 헉슬리)
- 모비 딕 (허먼 멜빌)
- 변신 (카프카)
- 싯다르타 (헤르만 헤세)
3) 심화
- 유리알 유희(헤르만 헤세)
- 죄와 벌 (도스토프옙스키)
- 전쟁과 평화 (도스토프옙스키)
- 안나 카레니나 (톨스토이)
- 백년의 고독(마르케스)
- 파우스트(괴테)
- 백년의 고독(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
- 장미의 이름(움베르트 에코)
2. 비문학 – 비문학에도 분야가 엄청나게 다양하지만, 이제 소설을 어느정도 읽어봤고, 분야를 조금씩 확장하고 싶어하는 책린이들을 위해서 이것 또한 내 기준으로 정리해 봄
1) 입문 (이해하기 쉽고 접근성 좋음, 세상에 펼쳐져있는 다양한 지식들을 맛보고 싶은 사람들을 위해)
- 무소유 (법정)
- 죽음의 수용소에서 (빅터 프랭클린)
- 월든 (헨리 데이비드 소로)
- 역사란 무엇인가 (E.H. 카)
- 시학 (아리스토텔레스)
- 학문의 진보 (프란시스 베이컨)
- 사랑의 기술 (에리히 프롬)
- 불안 (알랭 드 보통)
- 정의란 무엇인가 (마이클 센델)
- 아내를 모자로 착각한 남자 (올리버 색스)
- 생각에 관한 생각 (대니얼 카너먼)
- 소셜 애니멀 (데이비드 브룩스)
- 군주론 (마키아벨리)
- 명상록 (아우렐리우스)
- 사람을 얻는 지혜 (발타자르 그라시안)
- 사피엔스 (유발 하라리)
- 총,균,쇠 (제러미 다이아몬드)
- 부분과 전체 (하이젠베르크)
- 코스모스 (칼 세이건)
- 이기적 유전자 (리처드 도킨스)
- 소크라테스의 변명(플라톤)
-
2) 중급~심화 (여기부터는 신화/역사/과학/철학/인문학에 대한 전반적인 지식이 필요. 어느 정도 배경지식이 쌓인 이후에 읽는것을 추천)
- 괴델, 에셔, 바흐 (더글라스 호프스태터)
-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 아는것으로부터의 자유 (지두 크리슈나무르티)
- 도덕경 (노자)
- 국가 (플라톤)
- 사회계약론(장 자크 루소)
- 공산당선언(프리드리히 엥겔스, 마르크스)
- 존재와 시간 (하이데거)
- 시뮬라시옹 (장 보르디야르)
- 리바이어던 (토마스 홉스)
- 순수이성비판(칸트)
- 정신현상학 (헤겔)
- 국부론 (애덤스미스)
- 도덕의 계보학 (니체)
그래서 결론은! 얇은 소설 입문부터 시작해서, 읽기 시작하고 중급책 도전즈음에 문학에서 벗어나 독서 분야를 넓히고 싶다면, 본인이 재밌어하는 분야의 비문학 입문부터 도전하라!
마지막으로 조금 더 드리고 싶은 말씀은.
1. 고전은 도서관에 다 있습니다. 스테디셀러의 최대 장점 ㅋㅋ. 심지어 예약대기도 없고, 번역본 비교해가며 골라 읽을 수도 있습니다. 빌려 읽고 소장하고 싶은 것만 사세요.
2. 독서 기록 남기세요. 한 줄이라도 좋습니다. “재밌었다” 한줄이 쌓이면 나중에 자산이 돼요. 여기 책인아웃을 활용해도 좋고, 아니면 따로 메모장에 적어놔도 좋습니다. 꼭 한줄이라도 기록하세요.
3. 읽다가 덮은 고전에 죄책감 갖지 마세요. 100년 살아남은 책은 몇 년 뒤에 다시 펴도 그 자리에 있습니다. 지금은 나에게 와닿지 않는 책이 몇 년 뒤에 다시 읽었을 때, 그때의 나에게는 크게 다가올 수 있어요. 지금 안읽히는 책은 잠시 덮어두세요.
일단 이 글을 여기까지 읽으셨다는 것만으로도, 글을 읽으실 준비가 되신 분들입니다. 화이팅하시고, 책린이가 아니신 분들도, 추천할 책들이 있으시거나 수정이 필요한 부분이 있다면 댓글로 남겨주세요!
다들 즐거운 독서생활 되세요
댓글 14
·7. 9.
와드
·7. 9.
정리글 감사
·7. 9.
Word
·7. 9.
이 글 지우지 마세요, 입문부터 차례로 읽고 다시 올게요.
·7. 10.
즐거운 독서되십셔!
·7. 9.
일단 정성추. 근데 죄와벌이 심화정도인가? 입문정도로 빼도 난 문제없을 것 같은데.
·7. 10.
동의합니다. 다만 개인적으로 저한테는 조금 어려웠었는데, 러시아문학은 일단 이름 자체가 너무 어려워서 입문자들이 읽으면 금방 지칠것 같아서 따로 빼놨는데, 중급이나 입문용으로 빼도 될 것 같네요.
·7. 10.
베스트셀러가 아닌 스테디셀러에 극공
·7. 20.
대부분 공감하지만, 너무 고전소설 위주인것 같긴 합니다. 현대소설에도 좋은 소설은 많이 있어요
·7. 23.
공감해요! 현대소설도 시간이 지나서 고전으로 등극할 몇몇 책들이 보이죠 ㅎㅎㄹ어떤 책 추천하시나요?
·8. 3.
감사합니다🥹차근차근 읽어볼게요!!
·6일 전
감사합니다. 혹시 이글 개인적으로도 너무 공감되어서 저장해서 두고두고 보면서 지인들에게도 추천해보고싶어서 그러는데 글 퍼가도 될가요?
·6일 전
네 마음껏 퍼가셔도 됩니다. 다만 출처와 링크 꼭 함께 공유해주세요 https://www.check-inout.com/community/cmrd1t2eg000s04l5rnxtw45a
·6일 전
넵 감사합니다!